공생 共生 / 스튜디오박영 2기 입주작가 특별展 / 2011_0520 ~011_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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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8,010회 작성일 11-06-19 20:05전시기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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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명 |
공생 共生
스튜디오박영 2기 입주작가 특별展 2011_0520 ~011_063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0520_금요일_05:00pm
기획 / 갤러리박영_스튜디오박영
참여작가 강민수(회화)_이은희(회화) 김범수(설치)_경현수(회화) 김소현(회화)_정규리 (회화) 김진(회화)_이상영(사진) 이주형(회화)_김형관(회화)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박영 GALLERY PAKYOUNG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526-6번지 파주출판단지 내 Tel. +82.31.955.4071 www.gallerypakyoung.com
갤러리박영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스인 스튜디오박영 2기 입주작가의 특별전이 열린다. 스튜디오박영은 주목적인 작가 발굴과 체계적인 작가지원, 대안공간운영, 개개인에 맞춘 작가역량강화 지원에 힘쓰며 한국미술시장과 레지던스시장 발전에 새로운 대안적 역할을 해나가려 한다. 그 중 하나의프로젝트인스튜디오박영 2기 입주작가의 『레지던스 특별전-공생(共生)展』이 종래의 전시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새롭게 기획되었다. 지난해 스튜디오박영 2기 입주작가 릴레이개인전에 이은 이번 기획전시 『공생(共生)展』은 한국의 레지던스 참여작가 전시기획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공생(共生)展』은 여타 전시와는 다르게 하나의 좁은 범주로 묶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작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로 기획되었으며 스튜디오박영 2기 입주작가 5명이 본인의 작업을 더욱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작가를 직접 선정함으로써 새로운 전시기획의 패러다임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하여 작가 선정의 다양성이 이번 『공생(共生)展』을 더욱 특별하고 새롭게 만들고 있으며 참여 작가들의 다양성에 이 전시의 의미가 깃들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공생(共生) : 진정성의 현현(顯現)
우리는 외부에 펼쳐지는 경쟁에 효과적으로 반응하기 위하여 관계를 본능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SNS[Social Network]의 발달로 인맥의 과잉은 더 복잡 다양하게 노드(node, 네트워크 안에 존재하는 개별적인 주체)를 제시하며 반강압적으로 친구를 수용하게 한다. 정보의 한가운데에서 넘쳐나는 인파 중 조건에 맞는 노드를 선택할 수 있는 바야흐로 "철저하게 이해타산에 의한 관계"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쏟아지는 노드(node)의 리스트를 바라보면서 관계의 진정성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 것은 필연적인 인과관계일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도 벅찬 가속화 된 시대에 타자와 나의 관계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내 존재 자체를 증명해 주는 관계가 있다. 한 사람은 한 번의 생을 살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도 함께 있다. 사람은 타자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부모도 가족도 그리고 친구도 애인도 세계도 모두 타자다. 타자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깊이 관계하며 함께 살아낼 수는 있다. 노드의 타이(tie, 각 노드들 간의 관계) 속에서도 진정한 관계가 있다. 그들은 함께 호흡하고 숨쉬며 서로를 지켜주는 든든한 아군이다. 이들에게 필연적으로 공생하는 서로가 없다면 비어버린 삶 즉, 공(空)생(生)이 되고 말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삶의 의미와 일상이 주는 소소한 기쁨을 느끼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해답과 위로를 우리는 함께하는 그들의 관계에서 찾고자 한다. 그들은 개인의 각박한 삶 속에서 여유 있게 그들과 함께 공존한다. 친구와 함께하는 삶을 불러내는 것, 이것이 이 전시회가 놀랍도록 근사하게 보여지는 것의 요점인 듯하다. 삶의 동반자와 함께하는 이번 전시에서 행해지는 예술은, 삶을 더 깊고 넓게, 어쩌면 더 아름답게 만드는 사건일 것이다. 사건에는 사소하게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파장을 지닌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에 속하는 사건들은 서로 별반 다를 게 없지만, 후자인 경우는 단연 그 차이가 크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개인적인 사건들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경우가 많다. 이번 전시에서 이들의 삶에서 얽힌 "만남"이라는 작은 사건 또한 점차적으로 후대에 큰 영향을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나아가 화가들 각자의 삶의 방식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또 삶 속에서의 진정한 관계를 위한 돌아봄을 유도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각 노드들간의 관계를 뜻하는 타이(tie)가 아닌 나와 너의 가장 없는 솔직한 모습이 만들어내는 관계가 바로 진정성의 현현(顯現)일 것이다.
- 김진_N_either1016-Hi Insadong / 이상영_Bushy park
김진 작가와 이상영 작가, 그들은 학연도 지연도 얽히지 않았지만 영국이라는 낯선 타지에서 우연히 만나 지금까지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김진 작가의 작업에서는 영국의 낯선 집들의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 부재의 '나' 자신이 있다. 거기에 있던 '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작가는 늘 평화롭지 못하고 마치 시퍼렇게 날이 선 칼처럼 긴장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이상영 작가는 검은색 비닐봉투에 두어병의 와인과 함께 찾아와 평화로운 고향을 가득 품은 미소로 다가와준 너그러운 예술가이다. 그들의 작업이 영국의 실내와 실외 풍경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그들의 관계를 투영시켜준다. 김진 작가가 복잡한 내면의 공간을 영국의 실내풍경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면, 그 공간에 부유하고 있는 김진의 영혼을 고향의 이상향을 담아 평화로운 영국의 공원의 모습으로 감싸주고 있는 것이다. 이상영작가의 작업은 한시도 조용할 날 없는 변두리에서 태어나 곤충채집, 팽이치기를 하며 동네아이들과 쏘다녔던 그의 추억을 이제는 지난날을 증명할 그 어떤 단서와 증인도 없이 겪었던 것을 그리워하는 처지가 된 것에서 시작되었다. 과거의 흔적을 조금도 찾을 수 없는 곳을 차마 고향이라고 여길 수 없어서 이상향의 고향을 다시 상상하게 된 작가에게 아이러닉하게도 산업사회를 주도했던 영국의 곳곳에 산재된 공원들이 도시와 인간 사이에 적절하게 위치하면서, 정신적 고향으로서의 역할을 담담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들을 아무도 모르는 타국에 가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비로소 알게 된 김진은 영국의 실내풍경을 통해, 이상영은 영국의 실외풍경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있다.
- 강민수_idyll(광장) / 이은희_Ohne Titel
강민수 작가는 작업 과정 중에 갖게 되는 대화 속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데, 이런 측면에서 강민수 작가의 작업에 공헌한 이은희 작가를 본 전시에 초대함으로써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의 작업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며 적절한 방법을 통해 상대에게 영감을 전달해왔는가를 전시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두 작가의 작품은 형식적으로는 굉장히 다른 듯하나 inspiration 측면에서는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의 대화 결과들은 여과되어 작업 진행 중에 표현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소멸되지는 않는다. 그들은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 각자 사고의 영역을 확대하였고, 이런 시너지가 어떤 작업에서는 커다란 힘을 발휘해 왔기 때문에 두 작가의 작업을 함께 관람함으로써 그들 사이에 밀착되어 있는 영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강민수는 하나의 빈 공간에 망각하기 쉬운 과거의 일부분을 저장하고 잊혀진 과거들을 담아 그의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이런 작업방식에는 언젠가 잊혀져 버릴지 모르는 일들을 기억해 두고 작가의 공간 안에서 재생산 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투영되어 있다. 이은희의 작업에서는 자연과 인간을 소재로 하되, 일상적인 풍경의 차원에서 벗어나 '자연'이란 소재가 매우 포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작가의 그림에서 자연은 더 이상 인간 삶에서의 주변 풍경의 차원이 아니다. 자연이란 소재는 환상적인 공간으로, 때로는 잃어버린 낙원처럼, 때로는 우리를 위협하는 절대적인 대상처럼, 때로는 안락한 꿈과 안식의 공간 등으로 확장되어 있다.
- 김범수_Contact / 경현수_berlin1
김범수 작가와 경현수 작가는 같은 시기에 New York의 시간과 공간을 함께 공유하며, 30대의 삶을 때로는 거칠게, 혹은 차갑고 냉정한 시선으로 서로의 작업과 삶을 바라봐 주었다. 이제 시간이 지나 그들이 꿈꾸던 열정이 현재가 되었고, 지금의 작업으로 보여지고 있다. 김범수는 영화필름을 사용하여 인간의 숨겨진 감성을 찾아나가는 작업으로, 일관된 작업주제인 「히든이모션(HiddenEmotion)」연작은 현대인의 감성과 향수를 자극하고 연민과 낭만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아날로그세대와 디지털세대와의 문화적 거리를 좁히고 그 사이에 숨겨져 있던 감성을 재발견하게 한다. 경현수 작가는 드리핑 기법으로 자유롭게 선들을 그린 후 작가가 원하는 선들의 부분들을 수집하고 이 선들을 캔버스에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그려간다. 작업을 보면 마치 잭슨 폴록처럼 드리핑한 페인팅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그림을 관찰하면 자유롭게 뿌려진 선들이 일정한 규칙과 질서 안에서 배열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 김소현_BL#0310A / 정규리_A blessed
그들은 이 시대를 살아내는 동갑내기 여성작가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혼성적인 모습과 문화에 대한 은유를 표현하는 회화작업을 한다. 무심히 지나쳐버린 기억 속의 모습, 지금 이 시대의 단면을 김소현 작가는 현대사회의 실상과 허상의 중간지대라는 가상의 풍경 속에 개인과 공동의 고립감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정규리 작가는 모두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거대한 큐브 안에 독립적인 개체의 오브제를 그려 넣음으로써 섞이지 못하고 안정감이 없는 독립적인 개체의 현대사회 개개인을 투영시키고 있다. 정규리 작업의 화면전체에서 마치 망망대해의 부표처럼 고립돼 있는 그림 속 이미지들은 타자와 진정한 소통에 이르지 못한 현대인의 실존적 자의식을 반영한다. 타자와의 불연속적 관계에 대한 인식은 보다 본질적으로 이미지의 형식을 통해 전개되는데 각각의 개별적인 이미지의 조각들은 끝내 합쳐져 순간순간 우연의 연속으로서 수많은 필연을 만들어 낸다. 결국 작가의 큐브 안 무중력 상태는 그저 '순리'라는 거대한 큐브 안에 흩뿌려져 있는 수많은 이야기의 조각들이, 하나의 필연이 되듯이 그렇게 존재할 뿐이다. 이질적이고 독립적인 개체로서 현대사회의 개개인의 모습을 담는 정규리의 작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김소현은 개인과 공동의 고립감에 주목하며, 공감을 찾아내려는 현대인들의 외롭고 익숙한 모습을 통해 이 고립되어 있는 모습과의 공감을 권유하고 있다. 그녀는 산, 바다, 하늘이 있는 풍경_중간지대_속에 서로 다른 색채 사이로 흘러내리거나 소멸되는 물감의 자유로운 흔적들을 통해 내면에 감추어진 현대인들의 혼돈과 곤궁, 계층 간의 갈증과 개인의 상실감을 표현한다. 화면 속에서 빠른 질감과 반복적인 집적과 제거의 표현은 혼돈과 가변성이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의 초상화이다. 결국 두 작가 모두 궁극적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현대시대 속 타자와의 진정한 소통을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이주형_말풍선 / 김형관_Long Slow Distance 1016
이주형 작가의 작업인 포자시리즈는 뒤통수의 모양을 기본으로 하여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뒤통수에는 머리카락 사이로 보여지는 깊고 어두운 검은 공간이 존재한다. 그 검은 공간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우리가 '원초적(혹은 원죄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감정의 덩어리가 있음직하다고 작가 스스로는 생각한다. 그런데, 그러한 검은 공간-작가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 있다. 그것은 김형관의 「에베레스트」시리즈로, 그가 최근 선보인 검은 그림들은 그의 이런 생각을 가시화 시켜준다. 이주형 작가의 포자시리즈에서는 숨막힐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된 머리카락은 곧 '불안'을 표현한다. 원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자라 온몸을 뒤덮는 머리카락은 곧 작가 내면에서 자라나는 두려움의 증식으로 연결되는데 김형관의 주요 채색법인 음산한 색감의 작업은 이러한 이주형 내면의 두려움을 드러내 주고 있다. 김형관에게 이미지는 인상으로 기억되며 작가가 받아들인 모든 정보와 주관적 감성 등에 뒤섞이면서 변화한다. 기억은 사실 많은 변수로 조작되거나 해체되는데 에베레스트나 남극은 그가 그린 광활한 풍경은 이상적인 곳, 예컨대 작가가 가고 싶은 이상향이라 할 수 있다. 이주형의 포자 속을 부유하는, 깊고 어두운 검은 공간 속 원초적 감정의 덩어리는 김형관 작업과 공생하며 어떤 것과 결합 하는 일 없이 스스로 태어나길 바라는 이상향에 도달 할 것이다.
■ 곽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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